한국은행이 주도하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일명 디지털 원화의 시범 사업이 4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번 시범 사업은 전국 단위로 진행되며, 주요 민간 기업과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디지털 화폐의 실생활 적용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검증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번 실험은 오는 6월 30일까지 약 3개월간 진행되며, 참여 기업은 실제 매장에서 디지털 원화를 활용한 결제 시스템을 시범 운영한다. 거래 속도, 보안성, 소비자 반응 등 다양한 요소가 분석 대상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이번 시범 사업은 디지털 원화의 기술적·운영적 타당성을 실증적으로 검토하기 위한 중요한 단계”라며 “향후 전면 도입 여부 결정에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세븐일레븐, 대형마트, 프랜차이즈 카페, K-팝 굿즈 매장, 온라인 배달 플랫폼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참여해, 다양한 소비 환경에서의 CBDC 사용성을 검토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세븐일레븐은 시범 기간 중 디지털 원화로 결제하는 고객에게 10%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소비자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측은 “디지털 결제는 미래 유통산업의 중심이 될 것이며, 이번 실험을 통해 혁신적인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CBDC는 기존의 암호화폐와 달리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고 관리하는 디지털 화폐로, 금융시스템 안정성과 거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부는 이번 실험을 통해 기술적 보완점과 제도적 과제를 사전에 점검하고, 향후 정책 방향을 수립할 계획이다.
다만 한국은행은 홈페이지를 통해 CBDC 발행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CBDC 개발은 정부 기관, 금융기관, 기술 기업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의 협력과 계획이 요구되는 복잡한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한국은행은 CBDC의 가능한 형태와 설계에 대한 연구 및 실험을 단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영국·중국 등 주요국들도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도입을 위한 실험에 착수한 상태다.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한국의 디지털 원화 실험은 국제적 주목을 받고 있다.
안미향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