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stin= Texasn] 텍사스의 강력한 낙태 금지법으로 인해 산모가 사망하거나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에 직면하는 등 여성 건강에 위협이 되자 공화당과 종교계 내에서도 낙태금지법이 개정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포트워스를 지역구로 하는 공화당의 찰리 게렌((Charlie Geren) 하원의원은 지난 18일(화) 오스틴에 위치한 주의사당에서 종교 지도자들과 함께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텍사스는 의사가 언제 낙태를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텍사스 내 의료전문가들은 현재의 법안에는 불분명한 요소가 많아 의사들이 법적으로 허용되는 의료적 낙태를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해왔다.
게렌 의원은 “너무 많은 여성들이 고통받았고 많은 여성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면서 “한명이라도 사망했다면 그것은 이미 많은 수치다. 하지만 한명이 아니라 더 많은 여성이 희생됐다. 저의 지인 중 일부에서도 첫 임신과정에서 겪은 문제와 의사의 치료지연으로 인해 더이상 임신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현재 텍사스 낙태법이 여성건강에 치명적이라고 지적, 개정안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따라서 게렌 의원과 브라이언 휴스 상원의원은 지난 14일(금) ‘생명의 어머니 법안’(Life of the Mother Act)’ 이라 불리는 개정안을 발의, 많은 지지를 얻고 있다.
이들은 강경한 낙태 반대론자로 지난 2021년 일명 심장박동법이라 불리는 6주이후 낙태 금지법을 제정한 주역인 상황에서 개정안을 발의해 눈길을 끈다.
여성종교인들은 낙태법 개정안을 크게 환영하고 있다. 달라스의 프랜드십 웨스트 교회의 다니엘 아이어스 목사는 임신과 출산은 신성한 과정”이라며, “이 법안은 여성의 신체 자율권을 회복하기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며, 우리 몸은 우리 자신의 것이고, 누구에게도 속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조사보도 전문매체인 프로퍼블리카에 따르면 텍사스의 낙태 금지법이후 세명의 임산부가 사망했다. 의료 전문가들은 이들의 사망이 충분히 예방가능했다고 말하고 있다. 현재의 텍사스 낙태금지법은 ‘생명을 위협하는 신체적 상태’인 경우 낙태를 허용한다. 하지만 여전히 태아가 생존할 수 있다면 임신부의 건강보다는 태아에 집중하고 있어 임신부가 사망에 이르거나 다시는 임신할 수 없는 상태에 내몰리고 있다.
다시말해 현재 텍사스 낙태법에는 어떤 상황에 생명을 위협하는 상태인지에 대한 기준이 모호해 의사들이 처벌 걱정에 낙태 시술을 꺼리고 있다.
법적 기준의 모호성 때문이다. 따라서 게렌 의원이 발의한 ‘생명의 어머니법안’은 이같은 모호성을 명확히 구분하는데 의의를 두고 있다. 현재 낙태법은 의사들에게 치료를 미루거나 태아 생명을 우선적으로 수행하도록 강요하지만 개정안은 산모의 생명이 위험한 경우 즉각적인 치료를 허용한다. 즉 태아의 생명을 위해 산모의 목숨을 담보할 수 없게 만든 조치다.
기존에는 임신부의 생명이 위험해도 20주 이후에는 무조건 낙태가 금지됐지만 개정안은 산모의 생명이 위급할 경우 20주 이후라도 낙태를 가능하도록 해 이식 임신(ectopic pregnancy) 및 유산(miscarriage)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도 현재 법안에서는 의사들은 불법 낙태를 방조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당할 위험이 컸으나 개정안은 의료진 간의 상담 및 정보 공유에 대해서는 면책이 가능하도록 규정했다.
이밖에도 개정안은 텍사스 변호사 협회(State Bar of Texas) 및 텍사스 의료 위원회(Texas Medical Board) 를 통해 변호사 및 의사 대상 무료 교육 프로그램을 의무화 하여, 낙태법과 예외 조항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돕도록 하고 있다.
의료전문가들은 낙태금지법을 기본골자로 하되 여성의 신체적 위험을 줄이기 위해 개정안 통과가 반드시 되어야 한다고 보며 현재 의료진이 처한 법적 불확실성 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미향 기자 [email protected]
